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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

필름사진 단상

by 민뿡 2018. 7. 2.








카메라에 필름을 넣거나 꺼낼때 마다 듣는 소리가 있다.

"필름카메라에요?, 요즘도 필름이 나와요?"


구시대의 유물로만 여겨지는 필름이지만, 

만질 수 있는 유형의 결과물

디지탈로는 흉내내기 힘든 사진

등등

필름이 주는 장점때문에 아직 필름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필름이 나에게 주는 제약 또한 만만치 않다.

가격적인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말이다.

1롤, 36컷. 

그렇다. 1개의 필름 카트리지로 찍을 수 있는 컷의 수는 36이다. 

롤과 롤 사이가 물리적으로 나누어 질 수 밖에 없기에

나는 언제나 1롤의 필름속에 같은 주제의 장면 혹은 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장면들이 담겨져 있기를 바래왔고 그렇게 촬영을 했다.


셔터를 누르는 것이 후하지 않은 내 성격 탓이겠지만, 

모처럼 나간 출사에서 필름 1롤을 사용하기란 쉽지 않다. 

A 장소의 사진이 3분의 2가량 있고 며칠 혹은 몇주가 지나서 

B 장소의 사진이 3분의 1이 있는 현상된 필름을 볼때마다

받는 스트레스는 적지 않다. 

필름을 사용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나처럼 고통을 받는건 아니라 생각한다.

이건 순전히 내 성격때문이리라...






1롤에 36컷만 기록 할 수 밖에 없는 필름의 한계로 인해 

대단한 장면만을 찍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은 

새로운 필름을 로딩 할 때마다 나를 눌렀지만 지난 번 출장길에 

무심코 들고 갔던 AF-C와 흑백필름 1롤 때문에 조금 약해졌다.


의식의 흐름까지는 아니지만 P&S의 장점을 살려 별 생각없이 

무심한듯 장면을 담아내다 보니 36컷 속에 일관된, 엄청난 샷들을

찍어야 하는 중압감은 사라져버렸다. 




본디 취미란 즐거워야 하는 법.

채 10만원이 되지 않는 AF-C로 인해 내가 사진을 찍는 이유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결과에 연연하기 보다는 과정을 즐기는 사진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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