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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품(物品)/camera

Leica M Monochrom 1st (CCD version)

by 민뿡 2019. 4. 25.

 

 

 

 

 

 

 

 

 

 

Leica M Monochrom

 

 

 

2012년, 라이카는 컬러필터를 제거해 흑백으로만 찍을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를 출시했다.  주로 흑백필름을 사용하는 나에게는 무척이나 소유욕을 자극하는 카메라다. 하지만 다른 M digital 처럼 가격이 내 상식을 초월하기에 쳐다만 보았는데 좋은 기회가 생겨서 중고로 구입을 했다. 

 

 

흑백필름을 사용한다는 것에 은근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던 터라 디지털카메라와 그 이미지에 대해선 쉽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노크롬을 받아들고 촬영을 한 뒤 내 형편없는 실력에 실망을 했다. 모노크롬으로 찍기만 하면 멋진 톤이 모니터에 펼쳐질거 같은 환상은 테스트로 촬영한 파일을 라이트룸에서 열자마자 단번에 깨졌다. 대충찍어도 멋지게 나오는 필름과 달리 디지탈은 하이라이트나 암부가 죽지 않게 노출에 신경을 써야 했고 촬영후 후보정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아무런 사전 조사 없이 막연히 모노크롬에 대한 환상만을 가지고 있다가 된통 당한 것이다. 라이트룸에서 열어본 RAW은 정말 싫어하던 중간계조만이 살아 있고 콘트라스트가 없는 디지털 특유의 차가운 회색만이 가득한 이미지였다. 사진가가 의도대로 후보정을 하기 위해 Flat한 Tone의 이미지로 촬영된다고 한다. 지금이야 어느정도 적응을 했지만 처음 몇주간은 플랫한 톤에 익숙해지고 마음에 드는 느낌으로 만드느라 힘들었다. 후보정에 익숙하지 않은 사진가에게 모노크롬은 쉽지 않은 카메라다.

 

 

RAW File 보정 전(좌), 보정 후(우)

 

 

 

 

플랫톤 이미지만큼이나 나를 힘들게한 것은 코닥 CCD 특유의 하이라이트다. 암부와 명부의 노출차가 큰 장면 촬영시 하이라이트는 여지없이 날라가고 심할 경우 화이트홀이 생긴다. 필름은 암부 취약하고 명부에 강한데 디지털은 그 반대로 명부에 약하다. 명부에 맞춰 노출을 정하고 촬영을 하고 암부는 후보정에서 조절하지 않으면 데이타가 없는 하이라이트 부분을 처리할 방법이 없다. 

 

 

 

 

아주 오래전부터 갈망하던 카메라였기에 지난 6주간 사용하면서 단점부터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위 두가지 단점을 극복한다면 흑백필름을 대체해도 될만큼 좋은 카메라인듯 하다. 좋은 사진을 남겨주는 카메라로 내 곁에 남을지 여느 디지털 카메라 처럼 곧 사라질지는 조금 더 사용해봐야 할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