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이었다.
윤서가 어린이 집에서 소풍을 간다고 했다.
그 전에도 한두번 소풍을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아빠표 도시락을 싸주고 싶었다.
윤서가 좋아하는 “라바” 도시락을 싸주기로 결심을 하고
검색에 들어 갔다.
라바 중에서도 끼 넘치는 레드보다는 어리숙하고 친숙해 보이는
옐로우로 결정.
옐로우 만 싸줄수 없으니 메추리알을 이용한 토끼와 닭도 몇 마리 준비하기로
마음을 먹고 소풍 당일날 새벽 5가 조금 넘어 일어남.
전날 미리 블로그에서 검색해 놓은 도시락 주인공들의 이미지를
머리속으로 떠올리면서 닭이며, 토끼를 만들었다.
그 중에 까다로운 것은 토끼, 닭 그리고 옐로우의 눈 붙이기.
그 눈은 검은 깨를 사용해서 만들었는데.
토끼와 닭의 눈은 이쑤시개를 이용해서 깨를 ‘꾸~욱~!’
눌러서 메추리알에 박아 넣었다.
(꾸~욱~! 이라는 느낌이 중요함.)
옐로우의 경우 깨가 그냥 붙어있지 않으니 계란풀은 물을 이용해서
붙였는데 생각보다 잘 떨어져서 결국에는 계란물을 묻힌 깨를
옐로우에 붙인 후, 전자렌지에 10초 돌러벼렸다.
그렇게 약 1시간 30분을 부억에서 뚝딱 뚝딱 만든 도시락.
작은 사진으로 보면 제법? 이라는 느낌이지만
하나씩 살펴보면 뭐 허접함 그 자체다.
그래도 아빠표 도시락을 완성시켰다는 성취함으로 만족.
그날 저녁에 살짝 기대를 가지고
윤서에게 도시락이 어땠어 라고 물어보니…
윤서는 도시락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냥 소풍가서 신나게 놀았던 이야기만 했다.
그리고 난 결심했다.
다음부터는 도시락을 싸지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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